육군 정보보호병 합격 후기 #필기시험 #면접
바쁜 분들을 위한 요약
- 대기번호 때문에 늦으면 몇 시간도 걸릴 수 있다. 2시간 정도 미리 가 있자.
- 대외활동이 많으면 좋다. 보안과 관련 있을 필요는 없고, 만약 대외활동이 없어도 붙는 데는 문제 없다. 대외활동은 차후 자대 배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 정보보안기사 기출, 리눅스 파일 시스템, 사이버 공격 유형, 정보보안 장비 관련 정보 몇 개 정도는 훑고 가길 바란다.
- 서류에서 도움이 안 되더라도, 뭔가 가진 게 있다면 역전에 큰 도움이 된다,
시험 준비
뭐가 나올 지 몰라서 여러 정보보호병 후기들을 찾아 보았다. 정보보안기사 얘기가 많길래 면접 전날부터 모바일 자격증 시험 문제집 어플로 몇 개 훑어봤다. 정작 내가 본 곳에서는 안 나왔지만...
리눅스 파일 시스템 내용을 찾아봤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면접 준비
보안 관련하여 아는 것이 없었으므로 시험장 들어가기 전과 면접 대기 시간동안 IPS, IDS와 같은 보안 장비 몇 개의 용도와 APT, MITM, DDoS, Spoofing, Snooping 등 사이버 공격 유형 몇 가지를 검색해 보았다.
시험 내용
시험은 20문항으로, 사이버 공격 기법, 네트워크, 리눅스 파일 시스템 관련 문제가 나왔다. 나중에 알아보니 지원자들이 평균적으로 맞춘 개수는 10문제 내외라고 한다. 보안기사 필기 문제처럼 나온다. 아쉽게도 제대로 알고 푼 문제가 반 정도라 시험 문항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 다른 정보보호병 지원자분들께서 정리해 두신 훌륭한 글들이 많으니 참고 바란다.
면접 내용
면접은 두 번 진행한다. 한 번은 인성 면접이고, 나머지 한 번은 기술 면접이다. 다만 기술 면접이라고 더 깊은 지식을 물어보진 않았다. 면접의 키포인트는 정보보호병이라는 보직에 관심과 열정이 있고, 자신과 잘 맞는 보직이라고 어필하는 것이다. 수많은 밤샘 근무와 어쩌면 자신의 기대와 하늘과 땅 정도로 차이가 날 수 있는 업무를 무릅쓰고도 정보보호병으로 복무할 의지가 있는가? 스스로 그렇다고 생각한다면 면접은 문제 없다. 기억나는 질문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 인성 면접
- 정보보호병에 지원한 이유는?
- 해킹이나 보안을 공부해 본 적이 있나요?
- 국가의 존재 의의는?
- 북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자신이 상상하는 일을 못 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괜찮나요?
- 갈등이 있을 때 당신의 해결 방법은?
- 기술 면접
- 사용해 보고 싶은 정보보호 장비가 있다면?
- OO라는 자격증이 있는데, 이건 어떤 자격증이죠?
- 개발은 어떤 걸 해 봤나요? (서류 특기 및 자기소개란에 작성한 내용 때문인 듯)
- 밤샘 많고, 시설 등 근무 여건이 열악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할 건가요?
면접에서 깊은 질문은 물어보지 않아서, 편한 마음으로 임할 수 있었다.
돌아가는 길
시험 결과는 알 수 없었지만, 면접은 매우 잘 되었기에 걱정은 덜 수 있었다. 특히 면접에서 별 걸 안 물어봐서 그런지 딱히 나쁘지 않았고, 그 질문들도 나름 잘 대답했던 것 같다. 시험도 반 이상은 제대로 풀었고, 긴가민가한 게 몇 개 있었으나 대체로 맞을 것 같았다. 솔직히 면접까지 끝나고 나서는 후련했다. 되면 좋고, 안 되더라도 나름 계획이 있어서 대학 생활에만 집중할 수 있었으므로.
결과
40명 중 36등이라는 아슬아슬한 점수로 합격했다. 앞에 있던 20명을 제쳤으니, 면접과 시험에서 역전이 꽤 크게 일어난 셈이다. 사실 확인하기 전까지도, 약한 기대를 빼면 사실상 떨어진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입대일이 정해지고, 병무민원 접수 등을 하면서는 점점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
정보보호병은 생각보다 큰 부대에 배치될 확률이 높다. 사실 훈련소에 들어간 후부터는 그저 하늘에 맡길 일이지만, 어쩌면 정말 좋은 근무지에서 일하게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적어도 사단 이상급 직할 정보통신/보안 부대로 가게 되므로, 마음을 어느 정도 놓고 있다면 생각보다 나쁘지 않은 환경에서 업무를 할 수 있다. 매우 적은 인원이지만, 정말 어쩌다 육본급 제대에 차출된다면 말할 것도 없다.
정보보호병 지원 과정 총평
군 지원 과정이 사실 대부분 그러하듯 내 의지로 어쩔 수 없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떨어져도 어쩔 수 없을 거라 생각하고 있었다. 보안 관련 경험과 지식이 부족해도 IT 관련하여 어느 정도 가진 게 있다면 부담 없이 노려볼 수 있다. 물론, 엄청 대단한 일을 하거나 무조건 좋은 곳을 간다는 보장도 없으니 정보보호병 지원에 사활을 걸 필요는 없다. 한번에 붙을 욕심을 부릴 필요도 없이, 일찍 지원해 보면서 확률을 높여가면 좋을 것이다.
사실 글에서 충분히 이야기를 다 풀지는 못했다. 정보보호병이나 군대에 관해 궁금한 사항이 있다면, 부담 없이 12191579@inha.edu로 메일을 보내주신다면 규정과 양심의 울타리 안에서 성심성의껏 답해드리도록 하겠다. 병역을 앞둔 예비 군인분들께 심심한 응원을 전한다.